한빛리더스 8기 '김용욱' 님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 밸런스 이야기』도서 리뷰 입니다. [원문: http://bit.ly/1l43D3z]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 밸런스 이야기』

손형률 지음



뿅뿅 뿅뿅. 어린 시절 학교를 마치면 이 소리를 들으러 집으로 뛰어가곤 하였습니다. 단색으로 만들어진 스프라이트가 겹쳐진 이미지는 영상이라고 보다는 초등학생 때 하던 스텐실 과제와 같았고 소리는 찢어지는 듯한 소리였지만 그 소리와 영상을 보는 것이 너무나 들 뜨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다른 이들에게 주고 싶어 어른이 되면 게임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이제는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나도 그런 경험을 다른 이에게 주는 것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재미와 밸런스였는데 이 두 문제는 딱 잘라서 별개의 것이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밸런스가 없는 게임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쉽지 않고 밸런스가 잘 맞아서 전달되는 재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밸런스를 조금 더 파악해서 게임의 재미를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요약하면 비교가능한 수치로 환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MMORPG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는데 도적, 전사, 마법사가 상대방에게 입힐 수 있는 데미지로 환산 시켜서 비교하면 다른 클래스의 캐릭터들끼리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 상대방에게서 받을 최종 데미지를 계산하면 적절한 적의 수준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단기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연속적으로 공격하는 캐릭터와 정기적인 공격을 하는 캐릭터 간에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일정한 간격을 중심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수치는 30초입니다. 30초 동안 전사가 지속적으로 공격한 양과 마법사가 지속적으로 공격한 데미지가 비슷하다면 게임의 진행 방식이 달라도 사용자는 합당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여기서 언급한 30초가 중요한 수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던전에서 마법사가 5분만에 어떤 마법을 썼는데 그 결과 용을 물리칠 수 있었고 용을 물리치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다고 친다면 30초마다 평가를 할 경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안하지 못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한 수치는 절대적으로 신봉할 수치가 아니라 조금 중,장기적인 기준을 삼아두고 비교가능한 수치를 통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본다면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 출시된 게임을 보니깐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저는 이브 온라인이란 게임을 재밌게 했는데 이 게임은 우주에서 전함을 타고 다니는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하나의 회사의 어떤 부서에 속하면서 동시에 전함을 운전하는 파일럿입니다. 전함은 세 종류가 있는데 쉴드가 강한 전함, 내구도가 높은 전함, 그리고 각속도(!)가 높은 전함입니다. 각속도가 높은 전함은 세부적인 기동이 우수해서 적의 미사일의 속도를 순간 각속도의 변화로 회피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다양한 전함들도 각 특성에 맞는 데미지 공식을 내고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한가지 재밌게 보았던 개념은 일종의 마일스톤을 찍는 부분이었습니다. MMORPG에서 개별 캐릭터는 레벨을 가질텐데 개별 레벨마다 여러 직업들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나왔던 팁은 특정 레벨마다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레벨 10, 20, 30, 40 식으로 일정 간격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거죠. 중간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캐릭터가 일시적으로 쉽고 일시적으로 어려운 구간이 있겠지만 결국 밸런스 구간이 다가오면 좋지 못하던 캐릭터가 좋아지거나, 나빴던 캐릭터가 좋아져서 결국 성능의 균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접근 방법은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을 보면서 느꼈던 첫번째 아쉬움은 장르적인 제한이었습니다. 저는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고 인디 개발자이기 때문에 대규모 MMORPG를 만들 일은 없어요. 솔직히 스마트 폰에서 대규모 MMORPG가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도 조금 의문입니다. 이 책은 8할이 MMORPG이고 2할 정도가 RTS였는데요. 다른 장르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한 수식등은 어떻게 생각해봐야 하는지는 과제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아쉬움은 레벨 디자인에 대해서는 언급이 적었던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장르적인 특징인지 지역별로 특성을 두고 어떤 몬스터를 두어야 하는지 조금 큰 규모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게임에서는 지형 지물을 아기자기하게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리/불리함 등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런 요소들이 게임의 재미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업급이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여러 캐릭터나 진영간의 유리 분리를 세밀하게 설계하면 더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점은 좀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게임의 재미를 밸런스에게만 맞추고 심지어 밸런스와 재미를 동격으로 보는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최근 글로벌하게 흥행한 플래피 버드의 재미 등은 이 책이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책이 밸런스에 대해 관점을 보이고 있는 책인 것은 인정하는데 게임의 재미가 밸런스에 달렸다고 하면 다른 요소에 대해 오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이 책의 추천 대상:

1. MMORPG에서 밸러스를 맞추고 싶은 분들.

2. 밸런스에 대한 손형률님의 견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찾고 싶은 분들.


  • 이 책의 비추천 대상:

1. 다른 장르에서 정답을 원하시는 분들.



평범함으로 만드는 특별함.

『철들고 그림 그리다』 작가 정진호 님의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입니다.


공대 출신의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이 어느 날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 작은 스케치북과 펜 한 자루를 가지고 매일 그리기에 도전했습니다. 1년 반 동안 매일 그리기를 통해 그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것은 평범한 것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철들고 그림 그리다 :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정진호 지음


어느 날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

마음의 자유를 선물하는 '그림 그리기' 안내서


철들고 스스로를 위한 취미로 그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

어느 날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너무나 막막합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친구 같은 '그림 그리기' 안내서입니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 없는 저자는 2년 가까이 거의 매일 그리면서 찾고 깨달은 것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 하나하나 기록했습니다.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헤매고 좌충우돌하면서 찾은 것들의 기록이지요. 초보자도 지치지 않고 매일매일 행복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에서부터 일상 예술가가 될 때까지 단계별로 하나씩 따라 그릴 수 있는 그림 그리기의 방법까지 담았습니다.

도서 소개 가기 → http://bit.ly/ODBA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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