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 제목부터 의아하다. 의사와 건축가가 만나 책을 엮었다? 왜? 


동창도 아니고 나잇대도 차이가 난다. 의사는 미국 유학 후 일찌감치 한국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로 살았다. 

 

건축가는 1970년대 브라질로 이민가 미국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글로벌 인재다. 살아온 공간과 시대도 다르다.


하지만 그들은 원초적인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명함, 컴퓨터, TV, 거대한 빌딩 등 크고 작은 네모들 속에서 고단하고 분주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기도 힘든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인 이시형 박사와 힐리언스 선마을 2차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준성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가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제는 ‘자연을 닮은 공간, 살아있는 건축’이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라”는 의사 이시형과 자연을 닮은 공간을 짓는 건축가 김준성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책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필요한 공간과 그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우주의 원리에 빗대 설명한다.

 

▲ 오피스 건물 휴게실 천장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사진제공=한빛라이프)



‘공간이 습관을 바꾼다’는 기획의도에서 시작한 책은 ‘자연’을 테마로 ‘인간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에서 출발해 ‘우주’, ‘해와 달의 에너지를 건축에 담다’로 마무리된다. 


책은 의사 이시형과 건축가 김준성이 선문답을 하듯 5개 파트로 엮였다. 이시형 박사가 ‘자연을 닮은 공간이란’이라고 문제제기를 하면 김준성 교수가 ‘관계 속에서의 건축, 무엇과 관계할 것인가’, ‘자연과 관계한 건축의 태도’로 답한다.


‘소음에 익숙해져도 피로는 남는다’고 현대인의 고충을 진단하면 ‘물길을 틔우고 소리에 귀 기울이다’라는 제목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책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에는 힐리언스 선마을 증축 설계를 위해 두 사람이 주고받은 고민과 단단한 공간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책은 2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두 사람이 셀 수 없이 만나 자연의학과 건축을 이야기하고 힐링과 공간에 대해 벌인 열띤 토론의 집약체다.

 

 

▲ 왼편 골짜기에 들어설 선마을 증축 조감도.(사진제공=한빛라이프)



51개 소제목으로 선문답을 주고받은 후 에필로그에서 이시형 박사는 ‘건축과 의학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힐링 스페이스’, ‘여기만 오면 절로 치유가 되는 곳’을 만들고자 하는 자신의 요구에 즐겁게 임한 김준성 교수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준성 교수 역시 경청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지 새삼 깨닫는 건강한 경험을 선사한 이시형 박사와의 협업이 건축 행로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고백했다.


햇빛과 어둠 그리고 천장, 향과 소음, 흙 에너지, 바람과 온돌 그리고 환풍, 달빛으로 하는 힐링 등 힐링 키워드와 공간 활용법은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는 건강한 공간과 도시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출처: 비바100(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5061101000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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