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을 종이책으로 찍어드림, 단 주문시에만
한빛미디어가 책을 찔끔찔끔 찍는다. 전자책으로 팔던 책을 종이책으로도 팔기로 하면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1~2부씩 인쇄해 팔기로 했다. IT 전문 전자책 시리즈 ‘한빛 e북 리얼타임’ 얘기다.
한빛 e북 리얼타임은 2012년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리아DB 실전 활용 노하우’, ‘유지보수하기 어렵게 코딩하는 방법’ 등 개발자를 위한 실용서로 구성됐다. 판매처는 딱 한 곳뿐이었다. 한빛미디어 웹사이트다. 책은 많은 서점에 깔릴수록 잘 팔린다는데 한빛 e북 리얼타임은 독특한 전략을 취한 셈이다.
유별난 점은 또 있다. 1권당 분량이 100쪽 남짓해 단행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얇다. 게다가 전자책인데 DRM 없이 PDF 파일째 제공됐다. 전자책 산업에 대한 한빛미디어의 승부수인 셈이다.
서비스 2년째인 2014년 3월, 한빛미디어는 POD(Print on Demand) 서비스를 하기로 결정했다. POD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인쇄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 책은 미리 수백, 수천부를 찍고서 판다. 찍어놓은 책을 팔지 않으면 보관과 유통 등 재고 부담이 만만찮다. 한빛미디어는 한빛 e북 리얼타임만큼은 재고 부담이 없는 방법으로 팔기로 했다.
올 3월부터 한빛 e북 리얼타임은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에서 팔린다. 교보문고 강남점과 광화문,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 영풍문고 종로점 등 오프라인 서점에도 깔렸다.
한 달 사이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한빛 e북 리얼타임을 홈페이지에서만 팔다가 종이책으로 만들면서 판매 채널을 늘린 효과를 거뒀다.
김창수 한빛미디어 스마트미디어팀장은 “(전자책으로 먼저 내놓고 종이책으로 판다고 해서) 전자책 매출이 깎이진 않았다”라면서 “일부 책은 POD인데 100~200부 찍을 정도로 반응이 괜찮다”라고 말했다.
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88910 [블로터닷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