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색연필로 그린 거예요. 자동차 멋지죠.”(김하임)
“색깔이 예쁘죠. 파스텔로 칠했어요.”(김하슬)
일곱 살 쌍둥이 자매 하임과 하슬은 “우리가 그렸다”면서 거실 한쪽 벽에 붙어 있는 그림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했다.
하임·하슬의 엄마 권지영(35·서울 서교동)씨는 “아이들의 생일을 맞아 1월 11일부터 그동안 그린 그림 중 20여 점을 골라 액자에 끼운 뒤 현관에서 거실까지 작품을 걸고 전시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오픈(?) 하던 날 아이들은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고, ‘두 번째 전시회는 언제 하느냐’고 물었단다.
꼬마 화가들의 전시회를 보기 위해 지난 19일 권씨 집을 방문했다. 집안 곳곳에 멋진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모두 자매의 작품이란다. “일곱 살짜리가 그린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잘 그렸다”고 하자 권씨는 도리질을 했다. 그는 “자세히 보면 또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액자에 넣거나 아이들이 잘 쓰지 않는 그림 재료를 쓰고 있기 때문에 특별해 보인다”며 하하 웃었다.
“한때 ‘거실의 서재화’ 붐이 일었듯 ‘아이 방의 갤러리화’가 퍼지면 좋겠다”는 권씨는 올봄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아이들의 그림을 활용해보라고 권했다.
“하임이와 하슬이는 자기가 그린 그림이 작품이 되어 벽에 걸리고 일상 소품으로 활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림 그릴 때 적극적이고 신중해졌고,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아이들 그림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면 아이들의 ‘마음 주머니’가 부쩍 커진다니 인테리어 효과보다 더 크고 귀중한 덤이 따라오는 셈이다.
아이들과 함께한 미술 작업을 소개한 책 ‘우리 집 미술놀이’를 최근 펴낸 권씨에게 아이들의 그림으로 집 꾸미는 방법을 들어봤다.
“올봄 집 인테리어를 다시 할 계획이라면 벽지는 흰색 등 밝은 색으로 하고, 가구는 낮은 것으로 하세요. 그래야 아이들의 알록달록한 그림이 살아납니다.”
권씨는 아이들의 그림을 걸 때는 작품 대접(?)을 단단히 해주라고 했다. 벽이나 가구 등에 스카치테이프나 압핀 등으로 대충 붙여 놓으면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아이들에 미치는 효과도 반감되기 때문이다. 깔끔한 액자에 넣으면 그림이 한결 살아난다는 것. 액자 가격이 비싸 부담스럽다면 폼보드로 액자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했다.
“종이보다는 두꺼워 형태가 잘 유지되고, 하드보드지보다는 재단이 쉬워 문구용 칼만 있으면 엄마가 액자를 만들 수 있어요.”
화방이나 대형문구점에서 4절 크기로 판매하는 폼보드를 사서 그림 크기만큼 오려낸 다음 그림 위에 얹고 뒤쪽에 테이프를 붙여 주면 깔끔한 액자가 된단다. 아이 그림보다 약간 큰 크기의 스케치북을 액자로 활용해도 된다. 만드는 방법은 폼보드 액자와 같다. 이들보다 더욱 간편하면서 효과적인 것으로 권씨는 캔버스를 추천했다. 캔버스는 화가나 미술 전공생들이 유화를 그리는 천으로, 나무가 덧대어져 있어 그대로 걸 수 있다. 화방에 가면 네모, 동그라미, 타원 등 다양한 모양이 크기별로 나와 있다.
“캔버스와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스펀지, 붓을 준비해 주었더니 하임이와 하슬이가 아주 신나게 놀더군요.”
그 결과 피카소가 울고 갈만한 추상화가 탄생했다. 지금도 거실의 한 벽면을 멋있게 장식하고 있단다. 캔버스 위에 아이들이 점토로 빚은 개구리 별 등을 목공용 풀로 붙이면 멋진 부조 작품이 탄생한다고. 아크릴판과 거울에 그림을 그리게 한 뒤 나무액자에 끼워 넣어도 훌륭한 장식품이 된다고 권씨는 말했다. 권씨가 줄줄 읊어대는 재료를 보면 그 또래 아이들이 쓰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다섯 살만 되면 붓으로 칠도 잘합니다. 다양한 재료를 주면 창의력도 쑥쑥 커지고, 내용도 좋아집니다.”
아이들 그림으로 꾸민 권씨의 집은 참 아늑하고 따뜻했다.
(출처: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8078348&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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