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홍콩은 여행 비수기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와 90%에 육박하는 습도가 우리를 반깁니다. 아무도 안 궁금해하는 비행기나 공항 사진은 건너뜁니다. (센스임ㅋ)
홍콩 센트럴역에 도착했습니다. 습도와 더위에 화들짝 놀랍니다. 캐리어를 끌며 500미터 이상 걷다가 바로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택시를 잡아탑니다.
TIP! 홍콩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잘한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 택시 기사님은 귀도 안 좋은데 눈마저 안 좋아 지금 돋보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홍콩은 참으로 높고 좁습니다. 좁은 땅에 건물 높게 짓는 기술은 홍콩에서 배웁시다.
TIP 건물 쪽으로 바짝 붙어 걸으면 건물에서 나오는 에어컨 바람이 생명을 연장해줍니다.
첫 끼니는 침차이키 식당의 ‘완탕면’입니다. 저는 완탕면에 눈을 떴고, 이제 삼시 세끼 모두 완탕면을 먹을 수 있습니다. 후식은 주윤발의 단골집 란퐁유엔의 ‘밀크티’
TIP 도전 정신 발휘해 다른 메뉴 시키지 마시고 기본 ‘완탕면’ 드세요. 주윤발은 못 봤습니다. 다른 맛집 가신 듯.
*** 김미정 차장님의 지인분이 개인여행 겸 가이드로 동행해 많은 도움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__)(--) 꾸벅
그 흔한 2층 버스를 타고 침사추이로 향합니다. 버스 에어컨이 많이 시원합니다. 한번 타면 내리기가 싫습니다.
TIP 단거리를 갈 때는 깝죽은 노노! 무.조.건. 1층에 앉으세요. 못 알아듣고 못 내릴 수 있습니다.
홍콩의 얼굴 ‘침사추이’ 멋집니다. 근데 7월이니 에어컨 나오는 데 가고 싶습니다.
TIP 7~8월에 홍콩에 갔다면 가급적 밤에 돌아다니세요. 밤이 그나마 좀 시원하다고는 말 안 했습니다. (사실만을 전달하는 최팀장임)
침사추이 해변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 오페라하우스처럼 생긴 건물이 도서전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입니다. 코엑스보다 큰 건물인데 저렇게 작아 보입니다.
TIP 더운 바람만 불어제끼는 손선풍기와 부채 불필요. 땀 닦을 손수건만 지참하세요.
많은 분들이 홍콩 시위를 걱정하셨는데,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홍콩 시위대의 성지 ‘레넌의 벽’을 보고서야 홍콩의 근황이 조금 실감 났습니다. 대부분 ‘홍콩 송환 반대한다’는 내용의 메모입니다.
더위와 인파를 뚫고 시원한 데 찾아가는 중입니다. 밖에 있으면 정신이 나가고, 건물 안에 들어가면 정신이 돌아옵니다.
TIP 외국인인 척, 현지인인 척 빨간불에 건너는 분들 많은데 그래도 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왕년의 스타 ‘알란 탐’ 사진으로 도배된 란퐁유엔 침사추이점. 밀크티는 페이크, 에어컨 찾아 왔습니다.
TIP 홍콩에 왔으니 밀크티를 자꾸 마셔주다 보면 화장실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가는 길. 야시장에 가고 있는데 아직 밤이 안 되서 큰일.
TIP 홍콩에서 에어컨 실외기에서 떨어지는 물은 그냥 맞으세요.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습니다.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과일채소 말고도 가방, 지갑 등등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많은데 우리는 겁이 많으니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TIP 홍콩에 가면 꼭 ‘납작복숭아’를 비싼 돈 주고 사서 먹어보세요. (함께 돈을 써보아요 : 우리만 당할 수 없지 ← 이런 의도 아님 ㅋㅋㅋㅋㅋ)
김미정 차장님의 컨디션 난조로 최진 팀장 혼자 완차이행 스타페리를 탔습니다.
TIP 한강을 건너는 수준입니다. 타자마자 건너편에 도착합니다. 허겁지겁 사진을 찍읍시다.
둘째 날 아침은 백종원 때문에 잘 알려진 딤섬 맛집 ‘린흥 티하우스’ 눈에 잘 안 띄는 곳인데 늘 만원입니다. 스무가지 종류의 딤섬이 있습니다.
TIP 생소해보이는 딤섬에 도전해도 대체로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돼지라서가 아니고요.
홍콩도서전에 왔습니다. 할 일을 해야죠. 도서전 둘째 날인데, 관람객이 매우 매우 많습니다.
TIP 서울국제도서전의 두 배 정도 규모로 보입니다. 오전에 가면 할인입장권을 살 수 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캐리어를 끌고 다닙니다. 책값 할인이 가능했던 우리나라 도서전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TIP 앉을 곳을 찾기가 너무 어렵지만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 나오고 책이 많으니 느무 좋습니다.
많은 부스에서 BTS 관련물을 내놓았습니다. BTS의 나라에서 왔다는 명찰이라도 달고 다닐 걸 그랬습니다.
대학출판부가 상당히 높은 비율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홍콩 시위를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소룡의 명언인 ‘BE WATER’는 홍콩 시위와 관련 있습니다. 깨어 있는 세대, 깨어 있는 홍콩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관람객의 절반이 학생이라는 점도 놀랍습니다.
도서전에 앞서 홍콩 주재 한국영사관에 연락하면 홍콩문화원과 함께하는 영사관 부스에 홍보 도서나 라이츠가이드 비치가 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TIP 정말 앉을 곳을 찾기 힘드니 작정하고 돗자리를 준비해도 됩니다. 여기서 도시락 먹는 분들도 있습니다.
할인율 높은 도서와 어린이 교구가 가득한 5층 어린이홀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TIP 도서전장에서 파는 음료나 음식은 대체로 맛이 없습니다. 아무도 안 먹길래 그렇게 추측해봅니다.
영어 원서가 상당히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우리보다 영어가 더 보편적인 건 사실인가 봅니다. 부스에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심플하면서도 깔끔하게 온전히 책에 집중하고 있어서 꽤 효율적인 도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컨벤션센터 바깥 풍경이 근사해서 인근에 있는 서점까지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우리는 왜 서로를 말리지 않았을까요.
TIP 택시가 안 비쌉니다. 지하철도 저렴합니다. 후회하지 말고 문명을 이용합시다.
완차이역 인근에 있는 코스모스 서점입니다. 번역된 국내서도 보이고, 공공의 적 미키마우스 에세이도 보입니다.
시리즈 고민이 많은 최팀장은 시리즈를 주로 살펴봅니다. 디자인 괜찮은 시리즈가 몇몇 눈에 띕니다. 어떻게 베낄까 연구해봅니다.
TIP 돈은 없는데 에어컨 바람 쏟아지는 의자가 필요하면 서점으로.
이공계 분야 매대를 겨우 찾았습니다. 공대생들은 다른 동네에서 책을 사는가 봅니다.
트램도 타보았습니다.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입니다.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들어 나름 괜찮습니다.
TIP 안내방송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정신줄 놓으면 안 됩니다.
장국영이 사망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방문. 장국영을 추모하며 로즈잼 구입(으응?)
TIP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급진 맛, 로즈잼. 고이 품에 안고 돌아올 만합니다.
먼 거리 이동해서 부티나는 해안마을 스탠리에도 다녀왔는데 무더위 속에서 사진 촬영을 망각했습니다. 더위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저녁에는 길거리 음식을 경험해봤습니다.
TIP 길거리 음식은 많이 비쌉니다. 현금 많은 바보를 한 명 데려갑시다.
현지인이 추천해준 로컬 국수집에서 아침. 완탕면 사랑해.
TIP 어설픈 중국어나 영어로 의사소통 불가. 사진으로 주문합시다.
홍콩, 어딜 가나 대략 이런 느낌.
옛 홍콩 경찰청과 구치소가 지금은 ‘타이쿤’이라는 관광지로 변모해 있습니다. 홍콩과 영국의 오랜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TIP 가는 길에 소호 벽화 거리를 함께 구경하면 됩니다.
리모델링된 구치소 안에는 에어컨을 찾아온 좀비들이 가득합니다.
TIP 다음 동선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면 건물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더위 먹은 두 출장자
짠내투어에 소개된 훠궈 맛집(616 비프 핫팟)에서 마지막 날 저녁을 장엄하게 마무리.
TIP 돈의 여유가 있다면 여기에서 탕진해봅시다. 그릇까지 맛있습니다.
<마무리하며>
1. 홍콩도서전이 홍콩의 봄이나 겨울로 옮겨가기를 기도합니다. 2. 홍콩의 여름을 경험해보니 한국의 여름장마는 상대적으로 쾌적합니다. 3. 출장보고가 온통 ‘덥다, 맛있다’뿐이냐 오해하실 수 있는데…기분 탓입니다. 홍콩 출판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곳곳에 숨겨두었으니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4. 귀한 출장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